T자형인재가 될거야 TT

21. 교수님이 사랑 같은건 하지 말라하셨는데... 본문

광고 일기

21. 교수님이 사랑 같은건 하지 말라하셨는데...

T자형인재 2020. 11. 1. 16:48

 

?: "사랑해"

 

에엥ㄱ?

 

 

?: "사랑해"

 

 

나알아요?

 

광고 일기 1차를 무사히 제출하고

잠시 잠깐 해방된 마음으로

침대에 배 깔고 누워서

유튜브를 딱 켰는데

갑자기 

고백인지 통본지 뭔지

알 수 없는 

'사랑해'를 당했다.

 

 

7학기에 듣는 본전공 수업 중에

'카피라이팅 실습'이라는 과목이 있다. 

그전까지 홍보광고학을 전공하면서 카피 수업을 하나도 듣지 못해 아쉬웠는데

(아 다른 교수님 카피 수업 드롭했었다ㅎㅎ)

이번 학기에 신청해서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듣고 있다.

 

 

카피라이팅 교수님은 수업 중 여러 금기어들을 알려주셨다.

'행복', '최고', '완벽한' 등등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고 너무 보편적이라 와 닿지 않는 것들이다.

그중 '사랑'도 있었다."

엄마의 사랑을 담은 도시락" 같은 카피를 쓰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

또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잘하기 때문에 그런 카피들은 지양해야지 생각했다.

 

그러다 마주친 것이다.

광고 속 사랑이라는 카피를

 

 

 

무신사의 광고였다.

 

무신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편집샵이며,  

2019년 7월 기준 약 3,5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인지도도 높고 이용자도 많다.

광고를 통해 인터넷 쇼핑몰을 넘어

패션의 아이콘적인 브랜드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광고는 패션피플들이라면 공감할 내용을 담았다.

'처음 입어본 핑크', '몰랐던 브랜드', '처음 받아본 시선', '처음 찍혀본 스냅'

패션피플들, 패션 피플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들이다. 

패션피플이 되기 위해 느껴야 할 이런 감정들

모두 무신사에서 느낄 수 있다고 설득한다.

콘셉과 타깃이 잘 맞는 광고다.

 

또 유튜브는 패션 배움의 장이기도 하다.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패션을 소개하고 공유한다.

이때 무신사의 광고를 본다면 공감하고 관심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함께 광고를 진행한다면

무신사에 대한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질 것이다.

그런 의미로 이 광고는 유튜브에 잘 맞는 광고다.

스킵할 수 있는 시간 전에 대뜸 고백부터 하는 것도,

유튜브 어그로성이 있어 좋다.

 

 

이 광고의 킥은 헤드카피로

'다 무신사랑 해'

이다.

 

언어유희를 사용한 카피다.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카피는 아니지만

이 경우 적절했던 것 같다.

좋은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광고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유아인 잘어울린다 vs 억지 논리에 질린다

 

광고 모델도 하나의 킥으로 작용했다.

유아인을 고른 것이다.

유아인은 평소 패션감각이 좋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무신사의 주요 타깃과 나잇대도 비슷하고,

무신사 주 이용자인 남성들의 호감도가 높은 배우다.

그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적당히 아이돌화 하기 위해 고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광고 영상 댓글에는 유아인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이 많았다.

 

반대로 이 광고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사랑해'의 반복이 지나쳐 소비자들을 질리게 만든 것이다.

이 의견에 더 공감이 갔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때는

무슨 이야기 인가 스킵하지 않고 봤다.

그러나 이 광고도 꽤 많이 노출되는 광고 중 하나였다.

그 결과 하루에도 여러 번 사랑 고백을 들어줘야 했다.

심지어 TV 광고에도 나왔기 때문에

인생 살면서 '사랑해'를 가장 많이 들었던 기간이었다.

 

자주 반복되어도 그렇게 불쾌하지 않는 카피가 있는데

왜 그런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쓱 같은 광고는 정말 자주 봐도

질리지 않던데 신기하다.

 

아무튼 교수님 말씀처럼 '사랑'은 리스크가 큰 카피인 건 맞다.

이 광고에서는 특정 집단이 공감할 '사랑'을 구구절절 풀어줬기 때문에

보편성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다 무신사랑 해'라고 직관적인 표현을 던지는 것보다

조금 더 세련되게, 패셔너블하게, 넌지시 던져보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 산 이유: 막 사랑이 넘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반응형
Comments